요즘 세대가 사계절을 소비하는 방법 '제철코어'를 빅데이터로 알아보고자 함
5월 소비리포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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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을 소비하는 법, ‘제철코어’2025.05.28.(수) / 10 min to r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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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콘텐츠가 만들어진 이유
-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계절을 소비하는 '제철코어'가 주목받고 있음
- 제철코어는 특정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한정된 경험으로 여겨지며 F&B,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음
- 빅데이터를 통해 제철코어가 인기를 끈 이유를 분석하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를 고찰해보고자 함
1. ‘지금 이 계절’을 즐기는 가장 힙한 방식 |
요즘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특정 단어에 ‘코어(core)’를 붙인 신조어 사용이 빈번하다. 바람막이 점퍼에 나일론 바지 등 등산복을 연상시키는 ‘고프 코어’, 축구 유니폼과 청바지를 함께 조합한 ‘블록 코어’ 등 다양한 용어가 생겨났고 최근에는 패션 스타일을 넘어서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광의적 관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요즘 MZ세대는 계절을 감각적으로 소비한다. 단순히 날씨에 맞춰 옷을 갈아입거나 제철 음식을 먹는 차원을 넘어, 계절에 어울리는 취향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누리는 ‘제철코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코어(core)’는 어떤 것의 본질이나 중심을 뜻하는 말로, 여기에 ‘제철’이라는 계절성을 결합한 ‘제철코어’는 지금 이 순간 가장 빛나는 것, 이 계절에 가장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철 코어’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과일, 채소, 생선 등을 일부러 찾아 맛보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특정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한정된 경험에 매력을 느껴 의도적으로 관련 활동을 계획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계절 색감을 담은 패션, 시즌 한정 향초나 인테리어 소품, 심지어 계절별 플레이리스트나 여행지까지 공유되며 ‘힙한 계절감’을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이는 건강과 감성,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며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 MZ세대는 계절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감각과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제철 음식은 해당 계절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고, 구하기 쉬워 가격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반면, 최근 기후 위기로 사계절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뚜렷한 계절감과 제철 음식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정서가 제철 식재료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철+OO’ 관련 언급량 및 연관어 분석]
분석 프로그램: KPR 인사이트 트리
분석기간: 2025.01.01.~2025.05.23.
소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제철’이라는 키워드의 언급량은 최근 5개월간 꾸준히 증가했다. 1월 77,747건에서 2월 68,729건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3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여 3월 80,488건, 4월 84,674건으로 집계되었고, 5월 역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관 키워드로는 ‘음식’, ‘요리’, ‘건강’, ‘분위기’ 등이 상위에 올랐는데, 이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 건강한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플랫폼’, ‘목표’ 등의 키워드 출현은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제철 경험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하나의 ‘버킷리스트’나 챌린지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엑스, 우가차차486
지난 2월, SNS 엑스(X)에서는 ‘제철과일수저’라는 표현이 포함된 게시물이 약 3만 회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명절마다 가족에게 고급 과일을 받는다는 한 유저의 글에 “금수저보다 제철과일수저가 더 부럽다”는 의견의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제철’이라는 단어가 가진 특별함과 희소성은 MZ세대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에게도 독특한 경험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런 특별함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제철 음식 캘린더’가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캘린더는 매달 제철 식재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고, 총 168개의 재료에 대한 구매 팁, 요리 방법, 건강 효능까지 담아 실용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철에 맞는 식재료를 고르고 소비하는 것이 세련된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스턴트와 배달 음식에 익숙했던 젊은 세대가 건강과 맛, 특별한 경험까지 선사하는 제철 식재료에 주목하고 있다.
[배달음식 · 제철음식 언급량 증감률 추이]

*출처: KPR 인사이트 트리
*분석기간: 2024.06.01.~2025.05.18.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1년간 ‘배달음식’에 대한 언급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제철음식’에 대한 언급량은 증가하고 있다. 제철음식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이를 공략하기 위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직접 수급한 제철 식재료를 판매하는 특별관 카테고리를 운영하거나, 전문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공식 온라인몰 그리팅몰을 통해 신선식품 사전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농수축산물이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을 시점을 앞두고 소비자들에게 사전예약을 받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예약 접수 후 이틀 전 수량을 확정해 배송해준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2021년 서비스 론칭 후 꾸준히 주문량이 늘었고, 특히 올해 3월 사전예약 서비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9%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경남 산청 만년설 딸기와 제주 조천 레드향, 2월에는 경남 포항 구룡포 자숙 박달대게 등이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 젊은 세대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선식품 뿐만 아니라 신선식품을 입맛에 맞게 가공한 2차 가공식품도 판매해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출처: 벗밭
제철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알리는 플랫폼도 이목을 끌었다. 벗밭은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와 절기에 맞춘 식문화를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한다.
2월에는 제철 식재료이자 강화에서 생산된 속노랑고구마, 강화섬쌀, 순무를 중심으로 한 식사 모임을 진행했다. 식사 모임에서는 참여자들이 농작물을 생으로도 먹어보고 익혀서도 맛보며 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비교했고, 이를 활용한 요리를 함께 만들고 나눠 먹으며 식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했다. 정월대보름에 맞춰 진행된 활동에서는 참여자들이 함께 가죽나물을 손질하며 나물을 맛보고 유래와 의미를 함께 공유했다. 이런 활동들은 일상 속에서 계절의 감각을 일깨우는 기회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 샘표식품
샘표는 제철 식재료에 대한 젊은 세대의 높은 관심을 활용하여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새미네부엌X쿠첸 집밥 팝업은 외식이나 배달음식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집밥의 가치를 되새기며, 각자 취향에 맞는 집밥을 차리는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매일 5회에 걸쳐 회당 20명씩, 총 6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예약 오픈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들은 전문가에게 제철 식재료에 대해 배우고, 잘 어울리는 소스와 요리법 등을 적용하면서 집밥이 맛있고, 그 과정까지 즐겁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요리책을 직접 꾸미고, QR코드를 통해 요리 커뮤니티인 '세미네부엌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는 점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4. 건강과 신선함을 넘어 트렌드로 자리잡은 제철 식재료 |
식음료 시장에서 제철 식재료는 더 이상 건강과 신선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지금 먹어야 제맛’이라는 감각을 트렌디하게 해석한다. 2024년 봄, 스타벅스는 딸기 시즌 한정 음료를 출시하며 ‘딸기코어’라는 해시태그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봄의 상징인 딸기를 언제, 어떻게, 누구와 즐기느냐’에 집중한 캠페인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한정 메뉴를 넘어 딸기 굿즈, 포토존, 딸기 디저트 클래스까지 연결되며 계절 경험을 확장했다. 배스킨라빈스 역시 제철과일을 활용한 젤리백 DIY 키트를 출시하여 여름철 ‘백꾸’ 트렌드와 연결 지었다. 여기서 제철은 맛의 요소를 넘어 디자인과 감성으로 확장되며 MZ세대의 취향 소비를 자극했다.
출처: 스타벅스코리아, SPC 배스킨라빈스
롯데웰푸드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가을, 충남 부여군과 협업하여 가을 시즌 한정판 신제품인 '부여 알밤 시리즈 9종'을 출시,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부여 알밤 시리즈'는 롯데웰푸드의 인기 제품에 알밤 맛을 추가한 제품들로, 기존의 인기 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하여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오리온은 제철 과일의 맛을 담은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봄, 딸기를 활용한 ‘초코파이情딸기’, ‘딸기송이’, ‘오!딸기’ 등 봄 한정판 3종을 출시하여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여름을 맞아 수박, 멜론, 망고, 자몽 등 다양한 제철 과일을 활용한 제품군을 확대했다. 특히, 부드러운 생크림에 망고 원물을 더한 '초코파이하우스 망고'는 누적 판매량 5,000만 개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판매를 이어갔다.
이러한 사례들은 제철 식재료를 단순한 음식 재료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계절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인식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다. 브랜드들은 이를 활용하여 시즌 한정 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체험 요소를 결합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 [오리온 계절 한정판 제품 관련 소비자 반응 분석] 
*이미지 출처: 오리온 *출처: KPR 인사이트 트리 / *분석기간: 2025.03.01.~2025.05.18. |
제철코어 트렌드는 인테리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기후는 계절에 따라 집 안 분위기를 바꾸는 데 적합한 조건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조명, 패브릭, 향 등 작은 요소만 바꿔도 전혀 다른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테리어는 MZ세대가 제철 감각을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분야 중 하나다.

출처: 오늘의집 홈페이지 갈무리
자취 인플루언서나 홈스타일링 유튜버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계절맞이 방꾸미기 콘텐츠’를 선보인다. 봄에는 플로럴 패턴의 커튼과 화사한 파스텔톤 쿠션으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린넨 소재의 패브릭과 블루 계열 아이템으로 휴양지 같은 느낌을 준다. 가을과 겨울에는 무드등, 러그, 우디 향의 캔들 등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만드는 콘텐츠가 반복되며 하나의 시즌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 탬버린즈
프래그런스 브랜드 ‘탬버린즈’는 이러한 계절 감각을 제품과 경험으로 연결한 대표 사례다. 2025년 봄, ‘이브닝 글로우’를 출시하며 ‘이브닝 글로우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면서 시즌 한정 패키지 디자인과 벚꽃, 장미 등의 오브제를 활용한 오프라인 팝업 공간을 기획했다. 방문객들은 향을 시향하며 동시에 공간에서 계절의 분위기를 체험하고, 이를 SNS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향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계절 콘텐츠가 된다.
이러한 제안은 소비자에게 제품이 아닌 ‘계절을 집 안에 담는 법’이라는 감성적 솔루션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다. 이케아 역시 계절성과 공간 활용을 연결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시즌마다 계절맞이 홈템 큐레이션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스타일링 가이드를 제안한다. 다이소 역시 계절별로 이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생활용품들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봄에는 벚꽃을 이용한 피크닉 세트, 여름에는 초록 식물을 활용한 물놀이 아이템, 가을에는 곰돌이 캐릭터와 가을 특유의 색상을 활용한 코지어텀 시리즈, 겨울에는 두툼한 털실을 활용한 뜨개용품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홈테크와 연계한 제철 인테리어도 등장하고 있다. AI 기반으로 실내 온도와 습도, 채광 데이터를 분석해 계절에 맞는 홈템을 추천하는 앱이나, 향기 디퓨저를 계절별로 자동 분사 설정하는 IoT 제품도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취향을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을 통해 계절 경험을 보다 직관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철코어가 인테리어에까지 뿌리내린 지금, 계절은 더 이상 집 밖 자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계절은 공간을 감각적으로 채우는 하나의 키워드다.
요즘 MZ세대는 단순히 봄 옷을 꺼내 입거나 여름 과일을 먹는 차원을 넘어, 계절 자체를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소비하고 있다. ‘제철코어’라는 신조어는 그런 흐름을 정확히 짚어낸다. 계절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곧 세련된 취향이 되고, 그 계절을 즐기는 방식은 하나의 감도 높은 라이프스타일로 인식된다. 특히 브랜드들은 이 ‘제철감각’을 마케팅 키워드로 활용하며 시즌 한정 상품, 계절 콘텐츠, 취향 기반 큐레이션을 통해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확장하고 있다.
브랜드에게 제철코어는 단순 계절성 감성 키워드를 넘어 실질적인 구매 전환 포인트로 작용한다. 소비자들은 기능적 효용보다도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리는지’, ‘이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상품을 고른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출시 타이밍, 패키징, 캠페인 메시지, 오프라인 공간 구성까지 계절감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계절에 맞는 제품이라는 명확한 기획은 콘텐츠화에도 유리해, SNS 상에서 자연스러운 확산을 유도할 수 있는 점 또한 마케팅적 강점이다.
계절 콘텐츠에 특화된 SNS 커머스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쿠팡, 무신사, 오늘의집 등 커머스 플랫폼들은 최근 제철 식재료, 계절 컬러, 날씨 기반 추천을 결합한 시즌 큐레이션 콘텐츠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소비자 취향을 분석하고, 마케터는 계절을 감성 자극 요소로 활용해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MZ세대는 이 같은 제안형 소비 경험에 익숙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제철코어는 단지 트렌드에 반응하는 전략이 아니라, 브랜드가 시즌별로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결하는 운영 시스템 자체를 설계하게 하는 프레임이 된다. 과거에는 계절 신제품이 단순한 제품의 추가였지만, 지금은 계절 그 자체가 브랜딩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시의성, 감성, 희소성을 모두 확보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정교하게 다듬어간다.
결국 마케터가 ‘제철’을 민감하게 포착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계절은 매번 돌아오지만, 그 계절을 해석하는 감각은 해마다 새롭다. 브랜드가 계절을 어떻게 감각화하고, 경험화하며, 콘텐츠화하는지가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결정짓는 시대다. ‘제철코어’는 감성 소비를 넘어, 브랜드가 일상을 기획하고 계절을 디자인하는 방식 그 자체를 바꾸고 있다.


요즘 세대가 사계절을 소비하는 방법 '제철코어'를 빅데이터로 알아보고자 함
5월 소비리포트
빅데이터 인사이트
사계절을 소비하는 법, ‘제철코어’
2025.05.28.(수) / 10 min to read
이번 콘텐츠가 만들어진 이유
-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사계절을 소비하는 '제철코어'가 주목받고 있음
- 제철코어는 특정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한정된 경험으로 여겨지며 F&B, 패션, 인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음
- 빅데이터를 통해 제철코어가 인기를 끈 이유를 분석하고 이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를 고찰해보고자 함
요즘 10대와 20대 사이에서 특정 단어에 ‘코어(core)’를 붙인 신조어 사용이 빈번하다. 바람막이 점퍼에 나일론 바지 등 등산복을 연상시키는 ‘고프 코어’, 축구 유니폼과 청바지를 함께 조합한 ‘블록 코어’ 등 다양한 용어가 생겨났고 최근에는 패션 스타일을 넘어서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광의적 관점으로 이용하고 있다.
요즘 MZ세대는 계절을 감각적으로 소비한다. 단순히 날씨에 맞춰 옷을 갈아입거나 제철 음식을 먹는 차원을 넘어, 계절에 어울리는 취향을 능동적으로 선택하고 누리는 ‘제철코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코어(core)’는 어떤 것의 본질이나 중심을 뜻하는 말로, 여기에 ‘제철’이라는 계절성을 결합한 ‘제철코어’는 지금 이 순간 가장 빛나는 것, 이 계절에 가장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는 태도를 가리킨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철 코어’가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계절에 따라 생산되는 과일, 채소, 생선 등을 일부러 찾아 맛보는 이들이 늘고 있으며, 특정 시기에만 즐길 수 있는 한정된 경험에 매력을 느껴 의도적으로 관련 활동을 계획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 계절 색감을 담은 패션, 시즌 한정 향초나 인테리어 소품, 심지어 계절별 플레이리스트나 여행지까지 공유되며 ‘힙한 계절감’을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이는 건강과 감성, 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며 새로운 소비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금 MZ세대는 계절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감각과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제철 음식은 해당 계절에 필요한 영양소가 풍부하고, 구하기 쉬워 가격 부담이 적은 장점이 있다. 반면, 최근 기후 위기로 사계절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뚜렷한 계절감과 제철 음식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러한 정서가 제철 식재료에 대한 수요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제철+OO’ 관련 언급량 및 연관어 분석]
분석기간: 2025.01.01.~2025.05.23.
소셜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제철’이라는 키워드의 언급량은 최근 5개월간 꾸준히 증가했다. 1월 77,747건에서 2월 68,729건으로 다소 감소했지만, 3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여 3월 80,488건, 4월 84,674건으로 집계되었고, 5월 역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연관 키워드로는 ‘음식’, ‘요리’, ‘건강’, ‘분위기’ 등이 상위에 올랐는데, 이는 단순한 관심을 넘어 건강한 식생활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또한 ‘플랫폼’, ‘목표’ 등의 키워드 출현은 다양한 콘텐츠 플랫폼을 통해 제철 경험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를 하나의 ‘버킷리스트’나 챌린지 요소로 인식하는 경향도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 엑스, 우가차차486
지난 2월, SNS 엑스(X)에서는 ‘제철과일수저’라는 표현이 포함된 게시물이 약 3만 회 공유되며 화제를 모았다. 명절마다 가족에게 고급 과일을 받는다는 한 유저의 글에 “금수저보다 제철과일수저가 더 부럽다”는 의견의 글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제철’이라는 단어가 가진 특별함과 희소성은 MZ세대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의 소비자에게도 독특한 경험으로 다가가고 있다. 이런 특별함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도 늘고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제철 음식 캘린더’가 소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이 캘린더는 매달 제철 식재료를 확인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고, 총 168개의 재료에 대한 구매 팁, 요리 방법, 건강 효능까지 담아 실용성과 재미를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제철에 맞는 식재료를 고르고 소비하는 것이 세련된 행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인스턴트와 배달 음식에 익숙했던 젊은 세대가 건강과 맛, 특별한 경험까지 선사하는 제철 식재료에 주목하고 있다.
[배달음식 · 제철음식 언급량 증감률 추이]
*출처: KPR 인사이트 트리
*분석기간: 2024.06.01.~2025.05.18.
소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최근 1년간 ‘배달음식’에 대한 언급량은 감소하고 있지만 ‘제철음식’에 대한 언급량은 증가하고 있다. 제철음식에 대한 수요가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이를 공략하기 위해 이커머스 플랫폼에서는 직접 수급한 제철 식재료를 판매하는 특별관 카테고리를 운영하거나, 전문 큐레이션 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바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공식 온라인몰 그리팅몰을 통해 신선식품 사전예약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농수축산물이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을 시점을 앞두고 소비자들에게 사전예약을 받아 배송해주는 서비스로, 예약 접수 후 이틀 전 수량을 확정해 배송해준다. 현대그린푸드에 따르면 2021년 서비스 론칭 후 꾸준히 주문량이 늘었고, 특히 올해 3월 사전예약 서비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49% 증가했다. 지난 1월에는 경남 산청 만년설 딸기와 제주 조천 레드향, 2월에는 경남 포항 구룡포 자숙 박달대게 등이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 젊은 세대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선식품 뿐만 아니라 신선식품을 입맛에 맞게 가공한 2차 가공식품도 판매해 상품의 다양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출처: 벗밭
제철농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알리는 플랫폼도 이목을 끌었다. 벗밭은 지역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와 절기에 맞춘 식문화를 공유하며 지속가능한 먹거리에 대한 교육과 워크숍을 진행한다.
2월에는 제철 식재료이자 강화에서 생산된 속노랑고구마, 강화섬쌀, 순무를 중심으로 한 식사 모임을 진행했다. 식사 모임에서는 참여자들이 농작물을 생으로도 먹어보고 익혀서도 맛보며 재료 본연의 맛과 식감을 비교했고, 이를 활용한 요리를 함께 만들고 나눠 먹으며 식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경험했다. 정월대보름에 맞춰 진행된 활동에서는 참여자들이 함께 가죽나물을 손질하며 나물을 맛보고 유래와 의미를 함께 공유했다. 이런 활동들은 일상 속에서 계절의 감각을 일깨우는 기회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출처: 샘표식품
샘표는 제철 식재료에 대한 젊은 세대의 높은 관심을 활용하여 팝업스토어를 운영했다. 새미네부엌X쿠첸 집밥 팝업은 외식이나 배달음식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집밥의 가치를 되새기며, 각자 취향에 맞는 집밥을 차리는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매일 5회에 걸쳐 회당 20명씩, 총 600명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는 예약 오픈 하루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참가자들은 전문가에게 제철 식재료에 대해 배우고, 잘 어울리는 소스와 요리법 등을 적용하면서 집밥이 맛있고, 그 과정까지 즐겁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요리책을 직접 꾸미고, QR코드를 통해 요리 커뮤니티인 '세미네부엌 플랫폼'에 접속할 수 있는 점이 참가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식음료 시장에서 제철 식재료는 더 이상 건강과 신선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MZ세대는 ‘지금 먹어야 제맛’이라는 감각을 트렌디하게 해석한다. 2024년 봄, 스타벅스는 딸기 시즌 한정 음료를 출시하며 ‘딸기코어’라는 해시태그를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봄의 상징인 딸기를 언제, 어떻게, 누구와 즐기느냐’에 집중한 캠페인은 SNS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었다. 한정 메뉴를 넘어 딸기 굿즈, 포토존, 딸기 디저트 클래스까지 연결되며 계절 경험을 확장했다. 배스킨라빈스 역시 제철과일을 활용한 젤리백 DIY 키트를 출시하여 여름철 ‘백꾸’ 트렌드와 연결 지었다. 여기서 제철은 맛의 요소를 넘어 디자인과 감성으로 확장되며 MZ세대의 취향 소비를 자극했다.
출처: 스타벅스코리아, SPC 배스킨라빈스
롯데웰푸드는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한정판 제품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가을, 충남 부여군과 협업하여 가을 시즌 한정판 신제품인 '부여 알밤 시리즈 9종'을 출시,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부여 알밤 시리즈'는 롯데웰푸드의 인기 제품에 알밤 맛을 추가한 제품들로, 기존의 인기 제품에 새로운 맛을 더하여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오리온은 제철 과일의 맛을 담은 한정판 제품을 출시하며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봄, 딸기를 활용한 ‘초코파이情딸기’, ‘딸기송이’, ‘오!딸기’ 등 봄 한정판 3종을 출시하여 큰 인기를 끌었고, 최근에는 여름을 맞아 수박, 멜론, 망고, 자몽 등 다양한 제철 과일을 활용한 제품군을 확대했다. 특히, 부드러운 생크림에 망고 원물을 더한 '초코파이하우스 망고'는 누적 판매량 5,000만 개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판매를 이어갔다.
이러한 사례들은 제철 식재료를 단순한 음식 재료로 보는 것이 아니라, 계절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인식하는 MZ세대의 소비 패턴을 반영한다. 브랜드들은 이를 활용하여 시즌 한정 제품을 출시하고, 다양한 체험 요소를 결합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리온 계절 한정판 제품 관련 소비자 반응 분석]
*이미지 출처: 오리온
*출처: KPR 인사이트 트리 / *분석기간: 2025.03.01.~2025.05.18.
제철코어 트렌드는 인테리어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기후는 계절에 따라 집 안 분위기를 바꾸는 데 적합한 조건이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조명, 패브릭, 향 등 작은 요소만 바꿔도 전혀 다른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테리어는 MZ세대가 제철 감각을 적극적으로 구현하는 분야 중 하나다.
출처: 오늘의집 홈페이지 갈무리
자취 인플루언서나 홈스타일링 유튜버들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계절맞이 방꾸미기 콘텐츠’를 선보인다. 봄에는 플로럴 패턴의 커튼과 화사한 파스텔톤 쿠션으로 밝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여름에는 시원한 린넨 소재의 패브릭과 블루 계열 아이템으로 휴양지 같은 느낌을 준다. 가을과 겨울에는 무드등, 러그, 우디 향의 캔들 등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만드는 콘텐츠가 반복되며 하나의 시즌 루틴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 탬버린즈
프래그런스 브랜드 ‘탬버린즈’는 이러한 계절 감각을 제품과 경험으로 연결한 대표 사례다. 2025년 봄, ‘이브닝 글로우’를 출시하며 ‘이브닝 글로우 캠페인’을 함께 진행하면서 시즌 한정 패키지 디자인과 벚꽃, 장미 등의 오브제를 활용한 오프라인 팝업 공간을 기획했다. 방문객들은 향을 시향하며 동시에 공간에서 계절의 분위기를 체험하고, 이를 SNS에 기록하는 방식으로 ‘향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계절 콘텐츠가 된다.
이러한 제안은 소비자에게 제품이 아닌 ‘계절을 집 안에 담는 법’이라는 감성적 솔루션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구매로 이어진다. 이케아 역시 계절성과 공간 활용을 연결하는 데 주목하고 있다. 시즌마다 계절맞이 홈템 큐레이션을 발표하며 구체적인 스타일링 가이드를 제안한다. 다이소 역시 계절별로 이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생활용품들을 선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봄에는 벚꽃을 이용한 피크닉 세트, 여름에는 초록 식물을 활용한 물놀이 아이템, 가을에는 곰돌이 캐릭터와 가을 특유의 색상을 활용한 코지어텀 시리즈, 겨울에는 두툼한 털실을 활용한 뜨개용품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홈테크와 연계한 제철 인테리어도 등장하고 있다. AI 기반으로 실내 온도와 습도, 채광 데이터를 분석해 계절에 맞는 홈템을 추천하는 앱이나, 향기 디퓨저를 계절별로 자동 분사 설정하는 IoT 제품도 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취향을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기술을 통해 계절 경험을 보다 직관적이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제철코어가 인테리어에까지 뿌리내린 지금, 계절은 더 이상 집 밖 자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이제 계절은 공간을 감각적으로 채우는 하나의 키워드다.
요즘 MZ세대는 단순히 봄 옷을 꺼내 입거나 여름 과일을 먹는 차원을 넘어, 계절 자체를 하나의 감각적 경험으로 소비하고 있다. ‘제철코어’라는 신조어는 그런 흐름을 정확히 짚어낸다. 계절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곧 세련된 취향이 되고, 그 계절을 즐기는 방식은 하나의 감도 높은 라이프스타일로 인식된다. 특히 브랜드들은 이 ‘제철감각’을 마케팅 키워드로 활용하며 시즌 한정 상품, 계절 콘텐츠, 취향 기반 큐레이션을 통해 소비자와의 공감대를 확장하고 있다.
브랜드에게 제철코어는 단순 계절성 감성 키워드를 넘어 실질적인 구매 전환 포인트로 작용한다. 소비자들은 기능적 효용보다도 ‘지금 이 계절에 어울리는지’, ‘이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상품을 고른다. 이에 따라 브랜드들은 출시 타이밍, 패키징, 캠페인 메시지, 오프라인 공간 구성까지 계절감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계절에 맞는 제품이라는 명확한 기획은 콘텐츠화에도 유리해, SNS 상에서 자연스러운 확산을 유도할 수 있는 점 또한 마케팅적 강점이다.
계절 콘텐츠에 특화된 SNS 커머스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쿠팡, 무신사, 오늘의집 등 커머스 플랫폼들은 최근 제철 식재료, 계절 컬러, 날씨 기반 추천을 결합한 시즌 큐레이션 콘텐츠를 지속 강화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소비자 취향을 분석하고, 마케터는 계절을 감성 자극 요소로 활용해 개인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 MZ세대는 이 같은 제안형 소비 경험에 익숙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제철코어는 단지 트렌드에 반응하는 전략이 아니라, 브랜드가 시즌별로 콘텐츠와 커머스를 연결하는 운영 시스템 자체를 설계하게 하는 프레임이 된다. 과거에는 계절 신제품이 단순한 제품의 추가였지만, 지금은 계절 그 자체가 브랜딩의 일부가 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브랜드는 시의성, 감성, 희소성을 모두 확보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정교하게 다듬어간다.
결국 마케터가 ‘제철’을 민감하게 포착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계절은 매번 돌아오지만, 그 계절을 해석하는 감각은 해마다 새롭다. 브랜드가 계절을 어떻게 감각화하고, 경험화하며, 콘텐츠화하는지가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결정짓는 시대다. ‘제철코어’는 감성 소비를 넘어, 브랜드가 일상을 기획하고 계절을 디자인하는 방식 그 자체를 바꾸고 있다.